퍼포먼스 워크숍
네가 있는 검은 꿈

THE SALON

퍼포먼스 워크숍

네가 있는 검은 꿈

어두움은 단지 암흑이 아니라, 여러 색과 빛이 모여있다.
어두움은 가능성이고, 어디론가 향하는 길이다.
어두움은 나를 구성하고, 형성한다.
그리고 너를 만나게 한다.
_흑표범 작가노트

‘몸’과 ‘감정’을 주제로, 감정이 담긴 몸, 감정을 바라보고 수행하며 수용하는 몸, 감정을 발화하고 연결하며 함께 나아가는 몸을 함께 탐구합니다. 나와 ‘바깥’의 경계이자 나의 ‘바깥’을 담지한 장소인 몸에서, 내 안의 ‘어두움’을 통로로 자신과 타자를 다시 만나는 경험을 만듭니다.

‘문화살롱 5120’과 ‘경춘선 숲길’ 등지에서, 스크리닝, 꿈(수면)해석, 드로잉, 움직임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흑표범 작가의 주요 퍼포먼스 영상들과 책 『입 속의 협업자』를 단서로 삼아, 꿈(수면)을 더듬는 출발에서, 몸으로 직접 이야기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다섯 번의 워크숍 과정을 따라갑니다.

일시|9월 21일-10월 19일 오후 3시-6시 (매주 토요일, 총 5회)
참여인원|10명 내외

프로그램
1회 : <VEGA>(2016)를 길잡이로, 드로잉을 통한 꿈워크숍
2회 : <고스트 리허설>(2021)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통한 꿈워크숍
3회 : <새들도 두려움 없이 날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다>(2024), <Night Birds>(2024)를 함께 보고, 숲에서 몸으로 시를 쓰고 읽기
4회 : <불러내는 악>(2018)을 살펴보고, 개별 작품 연구 및 퍼포먼스 오브제 만들기
5회 : 다양한 장소에서 “참여자 각자의 작업을” 퍼포먼스하고, 전솔비 연구자와 상호해석 나누기

안내자|흑표범
퍼포먼스 미술을 중심으로 드로잉,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소수자 이슈에 접근한다. 연약한 존재들이 어떻게 함께 하고 견디어내는지에 관심이 있다. 친밀감을 통해 서로 다른 몸들이 만나고 동행하는 몸의 상상과 수행을 연습한다. 최근 20여 년의 작업을 협업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엮은 작품집 『입속의 협업자』를 출간했다. 올해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있고, 《불타는 집》, 《강릉국제아트페스티발 2023》 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이야기 손님|전솔비
독립 기획자이자 연구자. 우연과 상상으로 현실을 작동시키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을 만날 때 전시 혹은 책을 만든다. 경계와 타자의 문제를 고민하는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동시대 소수자 운동의 현장에서 생산되는 말과 글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다. 『난민, 난민화되는 삶』, 『생명연습』, 『입속의 협업자』를 함께 썼으며 《녹는 땅, 고인 기억》, 《캠프 사운드 커뮤니티》 외 다수의 전시를 만들었다.


문화살롱 5120 프로그램 매니저 채용 결과

NOTICE

문화살롱 5120 프로그램 매니저 채용 결과

문화살롱 5120에 지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프로그램 매니저 채용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채용 결과
최종 합격자 : 김*석
예비 합격자 : 최*준

※ 최종 합격자에게는 개별 연락 및 안내 예정
※ 예비 합격자는 최종 합격자의 입사포기, 결격사유로 인한 합격취소, 채용 후 즉시 퇴직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 합격자 발표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예비 합격자를 채용 대상자로 결정함.


문화살롱 5120 프로그램 매니저 채용 공고

NOTICE

문화살롱 5120 프로그램 매니저 채용 공고

노원구 청년문화예술공간 ‘문화살롱 5120’에서 함께할 프로그램 매니저를 찾습니다.

문화살롱 5120은 청년 문화예술인을 발굴하고 성장을 위한 활동을 제공하여 지역의 문화예술생태계 조성의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시민을 위한 문화향유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시, 웹진 발간을 비롯 특강, 워크숍 등 체계적인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 함께할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오니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1. 선발인원
– 프로그램 매니저 / 1명

2. 업무내용
– 전시 기획 및 진행(공모전, 기획전)
–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 웹진 기획 및 진행
– 관람객 응대 및 공간 관리
– 회계 및 행정 업무

3. 핵심역량
– 소통 및 공감 역량
– 기획력 및 실행력
– 행정 업무 능숙도

4. 근무조건
– 근무시간 : 주 40시간 근무(화~토, 10:00~19:00)
– 보 수 : 서울시 생활임금 준용(세전 월 240만)
– 계약기간 : 2024.10.1.~2024.12.31.(연장 계약 가능, 퇴직금 적립)
* 비고: 위탁기관인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계약
– 근무장소 : 서울 노원구 공릉로51길 20 B1(문화살롱 5120)
– 기 타 : 4대보험 의무가입, 근로기간에 따른 연차제공 및 근로기준법 준수

5. 응시자격
– 지원자격 : 만 19세 이상
– 우대사항
· 지역 거점 사업 특성상, 노원구 및 인근 거주자
· 청년 사업 특성상 청년 인재(만19~39세)
· 청년사업 또는 문화예술관련 기획 경험이 있는 자
· 디자인 또는 SNS활용 능력 우수자
· 회계 및 행정 업무 경력이 있는 자

6. 채용일정

1) 서류전형
– 지원서 접수 기간 : 2024년 9월 11일 (수) ~ 9월 18일 (수)
– 제출서류(1차 서류전형) : 응시 원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개인정보동의서 각 1부(첨부파일 참고)
– 제출방법 : 기간 내 이메일(hyejeongbae@naver.com) 접수
– 서류심사발표 : 9월 19일 (목)
* 서류 합격자에 한하여 개별 연락

2) 면접 전형
– 면접 일정 : 2024. 9. 20.(금) 10:00 예정(대상자 3배수 선발 예정)
– 면접 장소 : 문화살롱 5120(서울 노원구 공릉로51길 20 B1 문화살롱 5120)

3) 합격자발표
– 발표 예정일 : 2024. 9. 23.(월)
* 합격자통보(개별연락)

7. 유의사항
– 본 시험 일정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사항은 별도 공고함.
– 접수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 문의: 이메일 hyejeongbae@naver.com


문화살롱 5120 2024 전시공모 ‘공유시선’ 모집

NOTICE

문화살롱 5120
2024 전시공모 ‘공유시선’ 모집

문화살롱 5120은 지역 내 청년 예술 창작자를 발굴하고 지원, 육성하기 위해 노원구가 만든 예술공간입니다. 시작하는 예술가에게 작품 발표의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고자 다음과 같이 전시를 공모합니다.

📍 선정 인원 – O 명(또는 팀)
📍 모집 분야 – 전시의 형태로 발표가 가능한 모든 예술
📍 접수 기간 – 2024년 8월 25일 ~ 8월 31일

📍 지원 요건
① 나이 제한 없음
※ 만 39세 이하 청년작가, 노원구 거주 또는 노원 소재 대학 재학 혹은 졸업자 가산점 부여/서류제출필수
② 장르 구분 없이 문화살롱 5120 공간에 전시 가능한 작품
③ 개인 또는 팀 형태로 지원 가능

📍 지원 사항
① 문화살롱 5120 전시공간 제공 / 전시기간 20일(4주) 이상(5일 이상의 설치기간 보장)
② 전시 기획 및 진행 지원
③ 도록 및 사진 촬영, 오프닝 행사, 온라인 아카이빙 지원(전시형태에 따라 지원 내용 협의 가능)
④ 필요시 홍보 이미지 제작 지원, 문화살롱 5120 웹사이트, SNS를 통한 전시 홍보
⑤ 전시 기간 내 관리자 상주
⑥ 그 외 전시의 형태, 진행 방법에 따라 별도 협의
* 선정 후 2024년 12~1월 경 선정 작가 프리뷰 전시(단체전) 예정

📍 제출 서류
① 전시기획서 (A4 2장 이내/PDF)_자유 양식
– 전시 작품 배치도면 제출 시 1개의 PDF 파일 통합본으로 제출
– 문화살롱 5120 평면도면 다운로드
(🔗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dv9issdl-boWsOTr2ry9IFp5r5-TfK1Z?usp=sharing)
② 작가노트를 포함한 포트폴리오
– 작품 이미지와 캡션, 작품 설명을 포함하여 제출 (A4 20장 이내)
– 영상 작품의 경우 스틸컷과 확인가능한 웹사이트 링크 첨부
– 포트폴리오 내에 작가 노트를 포함 1개의 PDF 파일 통합본으로 제출
※ 파일명 예시: 이름_서류명 ex) 1. 홍길동_전시기획서 2. 홍길동_포트폴리오

📍 전시 일정 – 2024년 2월 ~ 2025년 9월 중 협의

📍 지원 방법 – 구글폼으로 전시 기획서(PDF)와 함께 자유 형식의 포트폴리오(PDF) 제출
(🔗 https://forms.gle/pdDBjwbfZHAAZbg78)

📍 선정 기준
– 작품 및 전시의 우수성 (작품 완성도 및 기획의 창의성) : 40
– 전시의 실현가능성 : 30
– 문화살롱 5120 공간과의 정합성 : 20
– 청년작가 / 노원구 관내작가 추가 배점(5+5) : 10

📍 선정자 발표
개별연락(2024년 9월 중 예정)

* 기타 사항
① 심사 후 선정자의 작품 실사 결과 전시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다른 지원자의 전시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② 선정 이후 표절 및 기타 전시 진행 불가 사유 발생 시 선정 및 전시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③ 전시설치 및 철수기간은 문화살롱 5120과 협의 후 결정하며, 운영시간(화-토, 10:00~19:00)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④ 복합문화예술공간의 특성상 전시기간 중 전시장 내에서 기타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 문의사항 @salon_5120 / culturesalon5120@gmail.com / 02-948-1217


LOLOLO 아트페어 참여 작가 모집

NOTICE

제3회 LOLOLO ARTFAIR 참여 작가 공모

LOLOLO 아트페어는 시작하는 예술가가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기회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3회를 맞이한 LOLOLO 아트페어에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알리고 확장할 참여 작가를 아래와 같이 모집합니다.

* LOLOLO ARTFAIR 일정 : 2024년 10월 29일(화) ~ 11월 3일(일)
* LOLOLO ARTFAIR 장소 : 문화살롱 5120 (서울 노원구 공릉로51길 20, 지하 1층)

** 모집 분야 : 아트페어에서 전시 및 판매가 가능한 예술작품
** 접수 기간 : 2024년 8월 8일(목) ~ 8월 18일(일) 23시 59분 까지
** 접수 방법: 구글 폼 작성 (https://forms.gle/8GYt3DPjhK3pfe1FA)
(한 개인(팀) 당 최대 2작품까지 출품 가능)
** 모집 작품수 : 작가 당 1~2 작품으로 총 40점 이내(작품가 200만원 이내, 회화의 경우 20호 이내)
** 선정자 발표 : 2024년 8월 말 예정, 개별 이메일 통보

* 모집대상
(1) 아트페어에 참여를 원하는 예술가
(나이 제한 없음, 39세 이하 청년작가에 가산점 부여)
(2) 타 지역 예술인도 신청 가능
(*노원구 예술인 가점 – 노원구 거주, 작업실 혹은 업체 운영/사용, 노원구 관내 전시 경험, 관내 학교 재학 – 증빙서류제출)

* 선정혜택
(1) 공간지원(작품 설치와 철수 포함) * 작품 입고와 반출은 작가가 진행
(2) 홍보지원 : 노원구청, 문화살롱 5120, LOLOLO Festival SNS 등 홍보 채널을 통한 지원
(3) 판매 대행 수수료 없음(세금 및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작품 판매대금 전체 작가 귀속)

* 제출 서류
– 작품 이미지 (작품 1점 필수, 최대 2점까지 출품 가능)
– 작가 노트 (A4 1페이지 이내)
– 노원구 예술인 증명 (해당시 제출)

세부 진행 계획 및 세부 평가 내용은 ‘[안내문] 제3회 LOLOLO 아트페어 참여작가 공모’ 파일 확인 부탁드립니다.
(*안내문 다운로드 링크: https://buly.kr/6ta841A)

* 유의사항
– 지원자의 작성 내용에 허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합격자 선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선정 이후 표절 및 기타 페어 진행 불가 사유 발생 시 선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지원자는 행사 진행, 관객 모집, 홍보 등에 차질이 없도록 주최자의 요구에 성실히 참여할 의무를 가집니다.
– 행사 홍보를 위한 사진과 영상물 등 ‘비영리 목적’의 홍보물에 작품의 이미지를 사용할 권한을 선정일로부터 행사가 끝나는 날까지 LOLOLO 아트페어에서 가지게 되며, 이에 따른 별도 비용은 지불되지 않습니다.
– 출품작은 초상권, 저작권, 소유권 등 기타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향후 분쟁발생 시 민, 형사상의 모든 법적 책임은 지원자 책임으로 귀속됩니다.
– 선정되지 않은 작품 이미지 및 지원자의 개인정보는 결과 발표 후 모두 폐기합니다.


웹진 ‘놀’ Vol.2 기획호 발간

NOTICE

웹진 ‘놀’ Vol.2 기획호 발간

문화살롱 5120의 웹진 ‘놀’ Vol.2가 발간되었습니다.

두 번째 ‘놀’은 올해 문화살롱 5120의 테마인 ‘몸’을 주제로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주목해야 할 몸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두 편의 시를 통하여 문학이 가능하게 하는 몸을 환기하고 저마다의 위치에서 몸에 주목하는 여러 필진의 글을 통하여 현대 사회의 다양한 몸 이야기를 돌아봅니다.

강혜빈 시인의 ‘오렌지 되기’와 계미현 시인의 ‘살과 껍질’을 읽으며 여름의 다채로운 감각과 휴양지의 서늘한 풍경을 환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김지완, 김형희, 남웅, 조한진희, 진성선, 허명진 님의 칼럼을 읽으며 모두의 몸이 존중받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의|02-948-1217 / culturesalon5120@gmail.com


라운드 테이블

THE SALON

라운드 테이블

문화살롱 5120에서는 지난해 8월에 진행된 2023년 전시공모 프로그램 <공유시선>에 선정되어 지난 1년 간 전시를 진행한 네 팀의 작가들과 프로그램 전반과 전시를 돌아보는 <라운드 테이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2024년 8월 8일(목) 오후 5시
패널|배혜정(문화살롱 5120 디렉터), 김성근(레인보우큐브 대표), 김지연(미술비평가)
참여작가| 공 재, 로트링겐, 이상균&조화라, 임하은&조현민
모집인원|0명
참여신청https://url.kr/fyx8b2


≪Context Switching≫
24.07.20-24.09.10

문화살롱 5120 2023 전시공모 선정작가전

《Context Switching》

24.07.20-24.09.10

참여작가 | 이상균×조화라
관람시간 | 화-토, 오전 10시-오후 7시(일요일, 월요일 휴관 / 공휴일 휴관)
※ 휠체어 접근이 가능합니다(미리 연락 부탁드립니다).
오프닝 | 2024년 7월 20일(토)
전시 사진|이동웅
포스터 디자인 | 조화라
문의 | 02-948-1217 / culturesalon5120@gmail.com

문화살롱 5120의 2023 전시공모 선정작가 중 네 번째 전시로 이상균×조화라의 전시 ≪Context Switching≫이 7월 20일 토요일부터 개최됩니다.

‘Context Switching’(문맥 교환)은 CPU가 하나의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프로세스가 CPU를 사용하기 위해 이전 프로세스의 상태(문맥)를 보관하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시작하게 하는 조작을 의미하는 프로그래밍 용어입니다. 이 전시 제목은 오랜 시간 협업 관계를 유지해 온 두 명의 창작자 이상균(조형예술가), 조화라(그래픽 디자이너)가 이번 전시에서 각자의 역할을 역전시키거나 서로의 형식을 교환하는 작업의 방식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이 두 명의 창작자는 조형예술가로서 이상균이 독특한 조형 언어로 천착해 온 건축에서의 그리드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조화라가 디자인 작업 중 필수 구성요소들을 구조화하는 과정에서의 그리드를 서로의 상수로 추출하였습니다. 이 그리드는 문화살롱 5120의 공간을 물리적으로 구획하는 동시에 지지체로서의 벽을 다시 그래픽적으로 구획하는 방식으로 교차하여 펼쳐집니다.

문화살롱 5120의 전시공모 <공유시선>에 선정되어 지난해 프리뷰 전시에서 선보였던 이상균, 조화라의 작업 세계에서 더욱 심화된 협업을 통한 새로운 작업에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webzine-vol2-9

칼럼

몸의 순간을 획득하는 역설적 차원

허명진


“사람이 낯선 곳에 가면 온몸이 귀가 된대요.” 안대를 쓴 관객이 퍼포머에 의지하여 골목길을 헤매게 하는 동선을 안무했던 위성희의 <극장흉내>(2023)는 이 같은 퍼포머의 말로 끝맺는다. 그것도 시야를 가리는 갑갑한 안대에서 이제야 벗어났다 싶은 순간, 처음의 출발 장소와 전혀 다른 곳에 관객을 떨궈둔 채, 길을 인도하던 퍼포머가 마치 약을 올리듯 길모퉁이 너머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눈만 가리지 않았을 뿐이지 안대를 둘렀을 때와 같은 초민감적 몸의 상태는 아직 해소될 리 만무하다. 물론 곧 휴대폰의 GPS를 통해 귀갓길을 찾아내겠지만, 그전까지는 일종의 야생적 감각을 내재한 몸이라는 지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 하나는, 눈이 신체의 한 부분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신체로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눈은 그 자체가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분열될 때 비로소 신체로서 느껴진다는 것이며, 메를로-퐁티는 이러한 순간을 숲에서의 체험에 비유한 바 있다. 그는 화가 앙드레 마르샹의 말을 인용하여, “내가 숲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나무가 나를 바라보았고 나무가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그저 귀를 기울였다. … 화가는 우주에 관통돼야 하지 우주를 관통하길 원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보는 행위에서 느끼는 무력감을 기술한다. 이러한 역전에서 몸의 감각이 살아나며, 타자와 얽혀 있는 세계가 몸으로부터 와닿는다는 것이다. 상호 공존의 생태적인 감각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게 나타나는 지금, 그 가능성 역시 몸에서부터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각에 과부하가 걸릴 만큼 각종 디지털 기기와 이미지에 몰입한 채 살아가는 상황에서 그 역전을 기대하기란 녹록지 않다. 더구나 최근에는 VR이니 XR이니 하면서 눈 위에 씌운 HMD를 통해 가상 이미지를 창출하는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 이전에 가상 세계를 출현시키는 가장 고전적인 장치 중 하나는 단연 극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심지어 그 근원에는 가상 세계가 빚어지는 장소로서의 몸이 있다는 것이 위성희의 관점이다. 가령 그의 작업에서 제시하듯, “레몬의 신맛을 떠올리지 마세요”라고 퍼포머가 속삭이는 순간 이미 몸은 그 신맛을 느낀다, ‘빈 공간’의 연극을 주창한 연출가 피터 브룩의 경우, 전쟁의 상황에서 굶주린 아이들이 연극을 통해 어떻게 먹을거리에 대한 감각을 더없이 생생하게 불러냈는지 언급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실재가 부재하더라도 가상은 마치 실재인 듯 다가올 수 있으며, 이미 인류는 태곳적부터 이러한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신화나 샤머니즘 역시 작동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샤를 스테파노프 같은 인류학자의 연구에서도 암시되며, 나아가 공연예술의 발생 또한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몸에 내재한 이러한 ‘이미 있음’의 차원은 기술적 진보라는 관념을 무색하게 만들기까지 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 작업에서 눈꺼풀 혹은 안대라는 커튼에 의해 암전 되면, 조금 전까지 시야에 넣었던 골목의 풍경은 무대가 되어버린다. 관객 옆에서 인도하는 퍼포머의 이야기가 마치 희곡의 지문처럼 삽입되는가 하면, 시각적 허기를 채우려는 듯 관객의 몸에서 활성화되는 입체적 감각들과 만나 실재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게 하는 지점들을 빚어낸다. 작가 미셸 베르나르가 “상상력은 느낌 속에 있다”고 말한 것처럼, 허구가 갖는 신체적 근거를 이 작업을 통해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무대막 역할로서의 안대는 다른 한편으로 눈에 바로 덧대어지는 유사점으로 인해 VR 기기의 오랜 버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안대의 사용과 같은 시각의 제거나 최소화는 그 반대의 극한과도 상통하는 게 아닐까. 가령, 김수화의 <메타 헨즈>(2022)에서 안무가는 공연장을 그대로 매핑한 이미지를 VR 기기로부터 주시하면서 공간에 배치된 사물을 옮기는 등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다가, 문득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는 기기의 틈새로 감지하게 되는 실재에 관해 언급한다. 사실 꽤 무겁고도 거추장스러운 VR 기기를 착용하고서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을 해본 이라면 그 순간 무릎을 칠 정도로, 그러한 틈새를 종종 의식하게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VR 기기를 통한 시각적 환영의 극대화는 가상 세계로 금세 빠져들게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반대급부적으로 몸을 붙들고 실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VR 속의 이미지는 장소 특정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관객들의 가변적인 위치까지 포괄할 수 없기에 가상적이며, 실재와의 간극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면서도 보지 못한다고 할 수 있는 공연자의 VR 기기는 안대나 다름없어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VR을 착용한 이는 관객이 아닌 공연자이며, 관객은 공연자의 설명을 통해서만 그 이미지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처럼 가상의 최대화에서 의외로 맞닥뜨리는 몸의 감각과 함께, 안무가의 상상력은 또 다른 차원으로 치닫는다. 몸과 결합하여 덧붙여지는 어떤 도구나 기계는 몸의 연장이나 확장이면서도 실은 몸의 제한성이나 취약성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안무가는 눈 위에 덧대어진 VR 기기만큼이나 과거의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몸 안에 더해진 금속 보철물에 주목한다. 여전히 기기를 눈에 얹은 채 일종의 사이보그처럼 보이기도 하는 안무가는 렉처 퍼포먼스의 방식으로 이 보철물에 관해 집요하게 추적해 들어간다. 그러다가 거기에 전류를 흘려보내 파동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언급하더니, 결국은 바다 깊은 곳에서 유영하는 고래의 초음파와 공명하며 함께 춤추기를 꿈꾼다. 더구나 안무가의 몸은 이미 고래와 동기화되어 춤추는 것처럼 나타난다. 이보다 아름다운, 타자와의 공존에 대한 상상력이 더 있을까 싶어진다. 또한 그의 춤으로부터, “상상적인 것은 모든 사람의 몸짓의 기초이고 현실의 중심에 있다.”(이자벨 지노 외)는 것을 절감한다.
결국 자본화된 스펙터클로 잔뜩 휘감긴 우리의 삶에서 ‘몸의 순간’과 맞닥뜨린다는 것은 매우 문제적이며, 뜻밖에 주어지는 일종의 선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은 위성희의 작업에서처럼 고대로부터 결코 퇴화되지 않은 채 잠재된 그 무엇이며, 김수화의 작업에서처럼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담지하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그것은 또한 가장 취약함을 노출하지만, 그렇기에 반전과 구제의 여지를 내포하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허명진

무용전문지 <몸> 기자를 거쳐 2003년 제11회 무용예술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공연예술지 <판> 편집위원, 국립현대무용단 교육&리서치팀, 남산골한옥마을 웹진 <온> 편집책임 등을 거치면서 무용의 접점을 다변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webzine-vol2-8

칼럼

내 몸은 오늘도 이동 중

진성선


내 몸이 맺고 싶은 관계

샤르코마리투스라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이 있는 장애인 가족은 늘 사례관리 1순위였다. 동네에서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었다. 주변은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교회 목사님은 큰 불행이 찾아온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생활공간과 몸은 언제든 보여줄 준비를 해야 했다. 도움을 받을 준비만 해야 하는 몸이 되는 것 같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다른 대안도 없었다. 친밀함을 주고받는 관계를 원했지만,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주로 일방적으로 다가왔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났다. 내 몸이 누구와 어떻게 만나고, 어디에서 보여주고 싶은지 생각하고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나에게 도움을 준다고만 믿는 사람들에겐 내 몸의 경험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하기 어려웠다. 장애가 있는 나와 내 가족들은 서로 기대어서 잘 살아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상상하지 못했고, 아무리 말해도 증명하기 어려웠다. 불행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웃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지만, 장애가 있어도 밝다는 말 속에는 나를 동정하는 마음이 깔려있었다. 내 몸이 맺고 싶은 관계를 더 지속하기 위해서 나는 장애여성공감(이하 공감)이란 운동 단체의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몸을 이동시키고, 다르게 써보기도 한다. 이 글은 장애가 있는 몸으로 살아가는 나의 관계와 동료, 연대와 돌봄, 실패를 통해 계속되는 이야기다.

서로 돌보는 연습 중인 나의 몸

주도권을 갖는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활동한 지 8년이 다 되었지만 자주 실패한다. 물론 이 실패가 나를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한다. 공감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동정과 멀어졌지만 내 몸의 다른 습관을 보게 되었다. 장애가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같은 장애인인 동료를 대상화하고, 장애 여성으로서 차별 경험을 피해로만 말하는 나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장애여성극단 춤추는허리(이하 춤허리)의 동료들도 이곳에 와서 다른 장애 여성들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는 것 같다. 그래서 끝없이 말하고 토론하려고 한다. 갈등하기 때문에 상처받고 나와 동료를 마주해가는 지난한 시간을 같이 견디기도 한다. 이 시간을 혼자 내버려두지 않고 함께 하자고 지지하고, 때로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우리부터 먼저 변해보자고 말한다. 그래서 나와 동료들은 자주 실패하고, 실패를 겪으며 쌓아온 시간은 또다시 활동의 동력이 되었다.

“네가 더 열심히 해야 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해” 착한 장애인이 되려고 노력한 시간만큼 익숙한 몸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누군가의 보조를 거절하는 덴 용기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 나를 챙기려고 먼저 다가올 때 단호히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호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의 위치로 관계 맺고 싶었다. 당장 몸의 보조를 받는 것보다는 내가 왜 그랬는지 소통할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다. 장애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매사에 장애 때문이라고 탓하지는 말자고 한 다짐은, 바빠서, 힘들어서 등 여러 핑곗거리를 찾아 멈춰 있었다. 동료들과 느낀 몸의 감각이 점점 무뎌지기 충분했다. 그래서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지 못할 때 장애와 그로 인한 느린 속도를 문제 삼았고, 비장애인처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을 우선시하며 함께하자는 동료의 신호가 들리지 않았다.

관계가 ‘나빠질까 봐, 실수할까 봐’ 몸이 굳어지지만, 그냥 넘어가는 순간 동료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친절한 관계 말고는 나에게 어떤 역할도, 갈등도 기대받지 않는 관계를 벗어나기 위해 “장애 여성으로서 한순간도 무시당하는 것을 용납하지 말라”라는 동료의 말을 계속 새긴다. 우리가 공연을 준비할 때 얼마나 요령 있게 보조를 하는지보다 서로의 말을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긴장을 주는 관계가 왜 필요한지를 말이다. 물리적으로 몸을 보조하는 것만이 돌봄이 아니다. 동료와 회의하고, 역할을 나누고, 활동 지원을 요청한다. 멈춰 있다가도 나아가는 상황과 맥락, 관계와 동료에 따라 돌봄의 방식을 더 고민하는 것, 매일 장애가 있는 몸으로 서로를 돌보기 위한 돌봄을 연습 중이다. 돌봄에 대한 지원이 탄탄하지 않은 사회 속에서 극복도 맘대로 되지 않는 내 몸을 탓하게 될 때, 나는 돌봄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몸, 실패해도 앞으로 가는 몸

2022년 10월 28일 나는 생애 첫 삭발을 했다.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삭발투쟁이 130일째가 되던 날이었다. 몇 달간 삭발할지 말지 수십 번 망설였다. 동료들은 안전함을 원했던 몸을 변화시킬 기회가 될 거라고 했다. 동료들의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삭발을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의구심이 드는 한편, 나에게 어떤 힘을 줄까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투쟁 당일, 삭발을 할 때는 별로 떨리지 않았다. 내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커다란 사명감으로 결정한 건 아니어서였을까. 그보다는 먼저 삭발한 옆의 동료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현실에 화가 치밀었다.

삭발하고 나서야 머리카락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돌아봤다. 내 몸은 돌봄이 필요하기에,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일이었다. 나 혼자서는 머리를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보조받기 편하게 잘라야 했다. 어느 시기에는 하라는 대로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머리를 길렀지만, 활동 지원사의 눈치를 보는 몸은 원하는 보조를 참고 줄이고 있었다. 이 경험이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지만 삭발하고 나니 정작 머리카락을 기르고자 했던 이유가 장애 여성으로서 여성성을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단 걸 깨달았다. 솔직히 머리를 기를수록 나 역시 여성이 되는 것 같아서 위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삭발은 해방감을 주었다. 머리가 짧아지면서 보조를 요청하기가 더 수월해졌고, 여자다운 모습 외에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삭발은 내가 보조를 요청할 때도, 옷을 고를 때도 내가 계속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려줬다. 다시 이전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실패할 기회를 얻고 연습해 보는 시간은 전보다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주었다.

동료들과 이동하며, 어색하게 움직이며

춤허리에선 몸을 돌보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PT나 필라테스를 각자의 장애와 몸에 맞게 변형해서 워크숍을 했던 경험이 있다. 헬스장은 장애 여성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는 공간이었고, 갈 수 있는 곳은 병원, 재활센터 복지관뿐이었다. 실제로 재활도 몸의 기능이 더 좋아질 수 있는 사람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중증 장애인의 몸은 들어가기 어려웠다.

작년 몸이동(異動) 프로젝트에선 요가 워크숍을 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갖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의 부위별로 느껴지는 감각에 최대한 집중했다. 요가에서 이러한 과정을 이완이라 하는데, 연극 연습을 하는 것과 유사했다. 숨을 쉬며 내 몸의 상태와 감각들에 집중할 때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 갈지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가만히 있어도 되나? 답답하기도 했다. 장애를 갖고 있는 몸은 느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무언가를 계속하기 위해 움직인다. 내가 하기 어려운 요가 동작은 보완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했는데, 평소 내가 앉아 있을 때 다리를 높은 베개 위에 올려놓거나 몸의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 쓰는 다양한 쿠션 등을 사용하는 방법과 똑같았다. 장애를 가진 몸으로 살아가며 나의 몸에 편안한 방법을 계속 찾던 감각이 요가와 연결되었다. 사람들은 장애가 있는 내 몸이 더 안 좋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오히려 비장애인 동료보다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곧은 허리를 발견했다. 뇌 병변 장애 여성 동료는 강직되는 몸을 앞으로 숙이는 것보다 펼치는 동작을, 근육이 약한 나는 안으로 모으는 동작이 필요했다. 서로의 몸이 다르기에 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서로의 몸을 이해하게 되었다. 몸이동 프로젝트 과정 중 제주로 이동하기도 했다. 몸은 신기하게도 낯선 곳으로 이동하자 관계를 선명히 보여주었다. 일상에서 동료의 몸을 궁금해하지 않는 몸은 즉흥극에서 동료의 충동과 움직임에 따라가지 못했다. 끝없이 펼쳐진 제주 바다를 핑계로 몸을 숨기고 싶었다. 잘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나의 마음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채로 실체 없이 떠돌았다. 1인 극은 망했다.

제주 가시리로 이동했다. 요가나 즉흥 퍼포먼스를 할 때 휠체어에서 내려오는데에는 두세 명의 활동가가 조력한다.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시키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 순간이다. 조금씩 가빠지는 동료의 숨소리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숨소리를 크게 내지 않으려는 동료의 수고와 배려를 알기에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은 줄인다. “허리를 받치고 양쪽 다리를 잘 잡아주세요”라며 내 몸을 솔직히 꺼내놓는다. 서로의 몸에 집중하며 합이 딱 맞아지는 순간. “제주도 음식이 건강해서 오늘은 좀 가벼운 거 같네요” 농담을 툭 던지며 긴장을 내려놓는다. ‘평평한 땅에서 걸어 다녀도 절뚝거리면서 걷는데 모래라면 발이 숭덩숭덩 빠지고’ 꼿꼿이 걸으려고 노력했던 몸이 제주의 모래 위에서 자유로워진 동료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색하지만 모두와 함께 이동했기 때문이라 했다. 동료의 몸이동 경험을 공명하며 조심스럽고, 두려운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서로의 몸이 만나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실체없이 떠도는 마음에 대해 말하기보다, 사소해 보이지만 입안에 맴돌고 있는 말을 꺼내고 싶어졌다. “손은 아래로 축 늘어져 뼈가 없이 덜렁거리고.”라며 내 몸을 내가 있는 그대로 표현할 때 빵 터지는 순간의 짜릿함을 느낀다. 장애인의 몸을 통해 차별하는 구조에 분노하는 것만큼, 갑작스레 건네는 장애 개그에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색한 감각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더 나누고 싶다.

활동가와 배우 사이에서, 의존하며 움직이기

제주로 이동하며 새로운 공간에서 활동 지원을 주고받는 몸, 자연과 만났을 때 압도되는 몸, 갈등이 생기는 몸을 경험했다. 또다시 멈춰 있는 내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옆에 있는 동료를 살피고 내일 더 해보자고 결단한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입안에 맴도는 말을 꺼내고 그 감정을 따라 함께 움직이는 즉흥극은 충동대로 욕구대로 움직여보는 연습이었다. 계속 실패하는 몸을 마주하면서 눈치 보거나 위축되지 않고, 오늘부터 다시 해보자고 마음을 먹는다. 이전의 몸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말을 다시 곱씹어 본다. 긴 시간 동안 동료에게 기대어 왔고, 나 또한 기댈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다. 실수할까 봐 불안한 마음을 서로 인정해야 다른 이야기들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활동가이자 배우로서 ‘이쯤 되면 잘해야지.’ 조급해지는 마음을 갖는다. 오늘도 나는 실패한다. 나와 갈등하고 동료에게 의존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눈치 보던 내 몸은 다른 관계로 이동할 수 있을까?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활동지원현장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합니다,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여성입니다. 장애여성극단 춤추는허리 동료들과 관계맺고, 갈등하며 익숙한 몸과 삶의 변화를 만드는 과정을 연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