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노원현대예술제

《바람의 이동 경로 : Tracing the Wishes》

25.06.06-25.06.15

장소 | 경춘선 숲길 일대
참여 작가 | 곽인탄, 남다현, 아터스, 이세준, 자율랩, 장시재, 최형준, 09콜렉티브
주최 | 노원구청
주관 | 문화살롱 5120

 ‘LOLOLO 현대예술제’로 지난해 첫선을 보인 노원현대예술제는 올해 《바람의 이동 경로》라는 주제로 청년 예술가 8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바람은 삶과 도시의 틈 사이를 채우며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예술 또한 그러합니다. 따라서 이번 예술제의 작품들은 그러한 바람의 두 층위에 관한 상호 번역입니다.

 장시재의 <소극적 진동>이 공간을 지나는 바람의 흐름을 하얀 물결로 가시화한다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학회 아터스는 바람과 햇살을 투명한 조각으로 형상화합니다. 이렇게 가시화된 바람은 연결을 발생시킵니다. 주변 사람들과 SNS를 통해 주고받은 사진에 담긴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이세준의 <먼 곳에서 들리는 노래>는 여러 개의 캔버스를 이어붙이거나 분리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그림이자 조각입니다. 또한 나누고 싶은 마음은 일상적인 채소인 감자를 나누는 09콜렉티브 <ONE FREE POTATO>를 통해 시민들의 기억과 감정을 나누는 행위로 확장됩니다.

 연결이라는 관계성은 다른 작가들의 작업에서도 이어집니다. 타인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 행위를 통해 서로의 관계를 인식하는 놀이의 장을 만드는 자율랩의 작업과 자연을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의 과정을 시민과 함께하는 예술 향유의 장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최형준의 <야외 설치형 이젤2>에서 만들어진 관계의 바람은 쓰임을 다한 옛 경춘선 철로의 흔적을 따라 흐르며, 경계를 가로지릅니다. 이러한 바람은 사람과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공간을 연결합니다. 경춘선 숲길 공원은 과거의 시간과 도시의 기억, 그리고 현재의 산책자들이 교차하는 장소입니다. 곽인탄은 놀이와 상상을 담은 자극 조각들을 연결한 <조각 열차>를 통해 더 이상 쓰지 않는 철길에서 일상의 휴식을 선사하고, 남다현은 도시의 재개발 현장에서 나온 페인트통과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하여 철거된 ‘신공덕역’의 간판을 재현함으로써 장소의 기억과 과거를 환기시킵니다.

 분명한 경로를 따라 흐르며, 삶의 구조와 세계의 결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처럼 예술은 변화하는 세계를 감각하고 해석하며 제안하는 열린 형태입니다. 따라서 노원현대예술제는 단지 예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예술제가 놓인 환경과 함께 호흡하고자 합니다. 이때 예술은 동행의 형식이자 하나의 ‘경로’가 됩니다. 예술과 삶이 만나 또 하나의 움직임으로 남을 이동 경로를 경험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