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5120 전시공모 선정작가 프리뷰전

《공유시선 共有視線 (The Age's Glance)》

23.11.17-24.01.20

참여작가
공재
로트링겐
이상균x조화라
임하은x조현민

전시 사진
이동웅

개인의 시선이 서로 맞닿는 순간,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넘어 하나로 얽힌 관계로 나아갑니다. 이러한 시선은 세상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규정합니다. 개별의 시선이 다른 시선과 부드럽고 섬세하게 만나는 이 순간은, 마치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 사이에서 공통의 감정과 생각을 발견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문화살롱 5120 전시공모 선정작가 프리뷰전 《공유시선 共有視線 The Age’s Glance》은 네 팀의 작가들이 각자의 눈에 비친 세계를 그대로 품에 안은 채 세상을 독특한 방식으로 바라볼 때의 순간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공재, 로트링겐, 이상균·조화라, 임하은·조현민 작가들은 서로의 시선을 교차하며, 이를 통해 대화를 나눕니다.

공재는 기억의 변형과 흙의 변형을 동일한 맥락에서 바라보며, 사실과 허구,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기념비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로트링겐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품과 사진가 장국현의 일화를 통해 책 제작과 지식의 변화를 탐구합니다. 나무에서 종이로, 그리고 지식으로의 변환은 인간 사고의 고정성을 대변하며, 프루스트의 시간 개념은 책의 제작을 시간적 해체로 재해석합니다. 임하은은 자연의 조형적 리듬에 초점을 맞추며, 조현민은 일상 속 풍경과 사물의 그림자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디테일에 주목합니다. 이상균은 회화 작가로서 전통적인 물질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반면, 조화라는 디자이너로서 비물질 형태와 공간의 개념을 재해석하며 무형의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들의 작업은 재료와 형태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표현의 새로운 영역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공유된 네 갈래의 시선은 하나의 교차점에서 겹쳐지며 관객들에게 공감과 이해의 순간으로 전해집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우리 각자의 삶은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는 무늬를 이룹니다. 거미줄이 섬세하고 복잡하게 얽히듯, 교차하는 점들은 우리 내면에 새로운 이해와 감정의 길을 조심스레 열어 생각의 직조물을 만들어냅니다.

《공유시선 共有視線 The Age’s Glance》은 2024년에 펼쳐질 선정작가 전시의 프리뷰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지금 각자의 시선에서 출발하여 서로 만나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각 작가의 작품활동에 대한 이해와 향후 이어질 개별 작가의 깊은 이야기들을 기대하면서, 공감과 이해의 순간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홍해준 문화살롱 5120 프로그램 매니저

2023 문화살롱 5120 전시 공모

문화살롱 5120은 청년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며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8월 전시공모를 개최하였습니다. 30여 팀의 지원자 가운데 네 팀을 선발하였고 2024년에는 이들 팀의 개인전이 2월부터 차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 전에 이들 네 팀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프리뷰 전시 《공유시선共有視線(The Age’s Glance)》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들이 가진 가장 빛나는 힘은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독자적인 ‘시선’일 것입니다. 회화, 디자인, 영상, 조각 등 다양한 장르로 작업하는 청년 예술가들의 시선을 공유하고 대표작을 미리 선보이는 전시에 청년 예술가들의 시작을 응원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문화살롱 5120은 매년 전시공모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공모에 참여해주신 모든 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안타깝게 선정되지 못하신 팀에게도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 공모에 참여해주신 심사위원분들의 심사평을 아래 함께 적습니다.

심사평

지원자들의 폭이 다채로운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팀을 구성한 지원자들이 기획적 특이점을 잘 설정한 경우가 있었다. 지역 커뮤니티 문화 공간이라는 특성과 연계하여 흥미로운 작업이 기대된다. 개인 작업의 경우, 완성도와 함께 장르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평가하였다.

권태현 미술평론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예술의 흐름을 예측하고 기대하기도 하며 나름의 목적과 신념으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예술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동시대 예술가의 다양하고 신선한 작업을 살펴보는 일은 동료인 저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임과 동시에 희망을 품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완성도를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 전시라는 열매의 가장 중요한 중심은 작품이라는 단단한 씨앗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전시기획의 원천, 영감이 되는 작품을 더욱 기대합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특히 이번 공모에 도전하기 위해 시간과 정성을 내어준 예술가 모두를 응원합니다!

전영진 노원구 예술가

 

청년 예술가의 창작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시민의 예술 향유에 도움이 되는 전시를 만들고자 하는 공모의 기획 의도에 따라, 지원자 개인(혹은 단체)의 예술적 독창성과 전시로 실현되었을 때의 완성도를 중점으로 심사하고자 하였습니다. 개인 지원자의 경우 오랜 창작 과정과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포트폴리오를 통해 보이는 경우 주로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단체의 경우에는 팀원 간의 협업과 소통을 기반으로 지난 활동 이력이 보이는 지원단체가 주로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개인 지원자와 단체 지원자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단체 지원자의 경우, 보다 명확한 전시 기획 의도를 갖춘 단체를 선정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지역 예술가가 함께 전시 혹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상호 간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고, 다양한 예술 활동이 생산되는 생동감 있는 지역 예술가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문화살롱 5120이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김성근 레인보우큐브 대표